• 최종편집 2024-03-28(목)
 
  • 김종일 목사(총신신대원 84회, 동네작은교회 담임목사, 개척학교 숲SooP대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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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작은교회에서 가장 젊은(어린?) 공동체가 바로 숟가락 공동체이다. 여러모로 색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공동체이다. 매주 성찬을 하고 있고...예배 전에 밥 부터 먹는, 이름대로 숟가락에 가치(!)를 두는 공동체이다. 청년들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거의 신혼가정에 자녀 출산을 앞둔 지체들의 공동체이다...밥도 맛있는 걸로 먹고 커피와 디저트는 운영하고 있는 디저트 카페의 최고급 음료와 푸딩 등이 제공된다. 예배 후에는 대형티비로 비디오축구게임도 같이 하고...성찬식때는 아이들이 서빙을 하기도 한다...교리나 교단법 운운 해서는 안될 상황이다... 모여서 존재해 주는 것만도 감사할 따름이다. 이단으로 넘어가지는 않으니 이러저러한 시도와 도전이 고맙고 한편으로는 대견하기까지 하다.

오래 전 노회에 갔을 때 어느 원로 목사님과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난다. "김목사 개척 했다는데 어떠냐?" "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가보고 있습니다." "그래 내가 니 페이스북 좀 봤다..." 원로께서 페이스북도 하시고 좀 놀라왔다. 그런데 내게 던지신 말이 더 충격이고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래 뭐 어떤 방식이든, 뭐든 개척해서 되는(!) 케이스 하나 좀 만들어내 봐라. 그게 어디냐...?" 몇년 전 내 페이스북을 사찰(!)해서 나를 좌파 빨갱이 목사라고 몰아세운 장로도 있었지만 오랜 전 그 원로 목사님은 내 페이스북에서 교회개척의 고됨이 더 크게 보이셨나 보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란 같은 사람이 쓴 페이스북을 이렇게 다르게 볼 수도 있구나 싶다...

우리 숟가락 공동체... 자기들 끼리 살아보겠다고 3-4개월 된 얼라들 데리고 나와서 함께 꾸역꾸역 모이며 존재해 가고 있다. 어디는 갓 태어난 아이들 둘러 업고 나오고, 어느 공동체는 중딩 고딩 자식들 공부 때문에 맘 고생하는 엄마들의 모임이 있고, 어디는 손주 보느라 목회를 하는지 손주육아를 하는지 정신 없는 어르신들이 있고, 어디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입에 단 내 나도록 공장에서 노동에 종사하는 외국인들과 다문화 엄마들이 모여있다. 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며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고 있다. 내가 젊을 때 고생한 건 아름다운 추억이고 싱글로, 젊은 부부로 고된 직장생활과 육아로 힘들고 지치는 것은 지금이라는 현실이다. 내가 혼자 결정해 유학가서 알바하며 개 고생한 것도 내 결정이며 경기도 외곽, 회색빛깔의 공장에서 야근을 하는 그들도 스스로의 결정이다. 다만 지금 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바라보며, 이 땅 보다 비교할 수 없는 그분의 나라를 꿈꾸며 사는 우리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미소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숟가락 공동체를 보면서, 백일 지난 아이를 엎고 나타난 신혼가정을 보며 마음이 쨘했다. 여전히 가정이 흔들거리고, 아이들이 예상 못한 짓들을 하고, 부모님의 치매가 깊어지는 현실에서도 주님의 보살핌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지... 암... 살아갈 이유는 참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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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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