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4(금)
 
  • 낙선의 아픔과 슬픔을 잘 이겨내기 바란다

작년 107회 총회 임원 선거는 치열했다. 그리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당선을 자신한 낙선자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모 교계신문은 그를 향해 '자살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무시무시한 말로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올해 108회 총회 임원 선거도 나름 치열하다. 이번 모든 임원 선거는 경선이다. 결국 한 사람은 당선되고 또 한 사람은 낙선되야한다. 선거에는 공동우승이 없다. 그러니 모두 당선되기를 꿈꾸지만 후보 절반은 낙선의 악몽을 꿔야한다. 선거가 2주 남은 시점에서 예비 낙선자들에게 주는 위로의 글을 쓰고 싶다.

 

기자로서 후보자들을 볼 때 애잔하다.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 원근각처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표를 부탁하느라 취재 현장에서 자주 후보들을 본다. 그러는 동안 피로는 누적되고 구두 뒤축은 닳아 없어진다. 그러면서 심령도 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스트레스는 얼마나 클지 상상도 안 된다.

 

낙선자들은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첫째,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심감에 치를 떨 것이다. 자기를 지지하는 척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느낄 배신감은 말로 할 수 없을 것이다. 겉다르고 속다른 사람들이 많다. 말로는 적극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낙선자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

 

둘째, 허탈감과 멘붕에 빠질 것이다. 후보 중에 안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은 진작에 포기했을 것이다. 다 자신이 적격자고, 자신이 되야한다고 생각하기에 후보가 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총대들의 투표에 결과가 달라진다. 그때 비로소 현실을 깨닫고 현타에 빠질 것이다. 자기를 과신했다는 허탈감, 주제파악을 못했다는 생각에 멘탈이 깨져 괴로워 할 것이다.

 

셋째, 목사, 장로이지만 하나님께 대한 원망도 생길 수 있다. 목회할 때 한 모태신앙 학생은 대학에서 떨어진 후 '하나님은 없다'고 했다. 자기 실력을 받아들여야지 왜 가만히 계신 하나님을 '있다', '없다' 하는가? 시편의 저자들이 때로 하나님을 원망했듯이 낙선자들은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 그 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기를... 경선이기에 한 사람은 떨어져야 하는데 그 한 사람이 자기가 됐다는 것을 담담이 받아들여야한다. 당선시켜주지 않았다고 하나님을 원망하는 퇴행이 없기를 바란다. 상대방 당선자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이기 때문이다.

 

넷째, 목회와 사역에 상처를 입을 것이다. 온 교인들이 자기네 교회 목사와 장로가 당선 되기를 얼마나 기도했겠는가? 그런데 낙선됐으니 교회가 한동안 초상집이 되어 우울할 것이다. 이때 낙선자는 교인들이 뒤에서 "떨어질 줄 알았어"하며 험담하는 듯한 환청이 들릴지도 모른다. 원래 사람은 남 안되는 것을 즐거워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떨어진 담임목사를 패배자, 혹은 하나님께 버림 받은 자라는 불경스러운 생각을 할 수도 있어 목회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래저래 낙선자는 떨어져 힘이 드는데 이후 많은 후유증을 겪어야 한다. 그 낙선 후유증이 평생 갈 수 있고, 혹은 다시 잘 준비해 도전함으로 당선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해도 재도전은 첫 도전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 것이다. 재도전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개그맨은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한 코너에서 말했다. 그렇다. 당선자는 기억되고 낙선자는 잊혀진다. 또한 ABBA는 1980년에 “승자만 모든 것을 다 갖게 된다”(The Winner Takes It All)는 제목의 노래를 했다. 이 말도 맞다. 비록 낙선의 고통과 슬픔이 있더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옛말로 이겨내기를 바래본다. 모든 후보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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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래 낙선자에게 주는 위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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