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2-02(토)
 
  • 정년 제도, 제정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가?

KakaoTalk_20230914_100753487.jpg

앞서가는 젊은이와 뒤쳐지는 노인, 노화는 받아들여야할 숙명이다

 

기독신문에 108회 총회 헌의안이 소개됐다. 그 중에 정년 관련해서 ▲목사 정년을 73-75세로 연장 ▲목사, 장로 정년을 만 75세로 연장 ▲목사, 장로 정년 폐지 등의 헌의가 있었다. 

 

정년 연장은 늘 나오는 사골 헌의안이다. 먼저 묻고 싶다. 왜 정년을 연장할려고 하는가? 현역으로 있으면서 주님께 더 충성하고자 함인가? 교회에 유익하기 때문인가? 교인들이 간청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현역으로서의 권세를 누리고 싶은 것인가? 은퇴하면 느낄 상실감 때문인가? 또는 노욕(老慾)인가?

 

정년을 앞두고 합동 교단을 이탈해 정년 없는 교단으로 가는 사례가 있다고한다. 마치 여성 안수를 위해 허용하는 교단으로 가는 여교역자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교단은 틈새시장을 이용해 교세를 불리고 있다.

 

그러면 왜 제93회 총회에서 정년제를 만들었겠는가? 문서로 남은 배경을 알 수 없기에 단순히 생각해 보면 70세가 되면 목회자의 노화로 정상적인 목회를 할 수 없고, 후배 목회자들의 길을 열어주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는가? 첫째, 요즘 목회자들은 과거 목회자보다 건강한 편이다. 과거에는 환갑이면 잔치를 하고 축하했지만 요즘 환갑 잔치하면 욕을 먹는다. 그만큼 건강해졌다. 그래서 70세 정년이 되어도 기운이 넘치기에 더 목회를 하고픈 욕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정년 은퇴하고 개척교회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그러다보니 정년을 3년 늘리자, 5년 늘리자하더니 아예 정년제를 폐지하자는 말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목회자가 늙을수록 교회도 늙어진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70세 정년으로 은퇴해도 건강하다면 목회가 아닌 제2의 인생을 살면된다. 굳이 그렇게 늙어서까지 목회를 해야하겠는가? 70이면 아무리 건강해도 사유의 능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우선 그 나이가 되면 뇌가 줄어든다고한다. 신체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교회는 늘 목회자의 건강 염려를 해야한다. 마치 자식이 늙으신 부모 건강을 염려하듯이 말이다. 교회의 후임자를 청빙할 때 40대가 가장 많다. 그때가 힘이 있기 때문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

 

둘째, 정년을 늘리고 종신으로 하면 후배 목회자들은 어떻게 되는가? 사회적으로도 정년 연장은 다음 세대와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주제이다. 선배가 버티고 있으면 후배는 어쩌란 말인가? 목회의 선순환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정년이 있어야한다. 그래야 구세대가 물러나고 신세대가 되는 것이다.

 

필자가 목회했던 교회의 증경총회장 원로목사는 95세에 소천했다. 말년 7-8년은 기력이 쇠했지만 그 이전에는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아마 정년제가 없었다면 80세 후반까지 목회를 하셨을 것이다. 그러면 목회 세대 교체는 언제하게 되는가? 결국 후배 목회자들은 기존 교회 부임을 포기하고 모두 개척을 해야하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전에 있었던 노회는 정년된 목사가 노회에 시무 연장을 요청하면 허용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교인이 몇 명 안 모이는 미자립교회에 한해서였다. 목사가 은퇴하면 후임자가 올 상황이 되지 않아 교회 문을 닫아야 했기에 허용해 준 것이다. 그러자 자립교회인 어느 목사도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가면서 5년 더 연장 받는 추태를 보였다. 이처럼 선의를 악용하는 인간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아마도 3년을 연장하거나 5년을 연장하면 곧 종신제로 하자고 떠들어댈 것이다. 낙타가 텐트안에 머리만 넣으면 결국 몸통도 다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정년제연장을 연구해 보고했으나 총회에서 부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정년 연장에 대한 헌의안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언젠가는 된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 그 믿음이 착잡하다.

 

 

KakaoTalk_20230118_122958123.jpg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논설】목사 정년 문제...총회 단골 헌의안, 글쎄?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