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9(목)
 
  •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김우창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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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다. 특히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도권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을 졸업 후 채우기 위해서인 것 같다. 문학, 역사, 철학 등 우리의 사유를 넓혀주는 책들을 많이 읽어야한다.

그리고 책을 읽든, 공부를 하든 그것에 대해 의심하고 회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평생 받아 적는 것만 해본 우리 국민들에게 자율적인 사고와 비판은 쉽지 않다. 그래서 남의 의견에 끌려 다니거나 혹은 아집과 고집에 빠져 산다.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뉴스 등은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거나 조종할려고 거짓 뉴스와 소식을 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뉴스를 다 믿을 수 없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야한다. 피곤한 세상이 됐다. 

 

늙어도 끝없는 호기심, 인문학 강좌로 욕구 풀어 줘야

(pp. 62-63, 67.) 질문 - 대학에서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된 게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해에 서대문구와 이화여대가 함께 하는 아고라 인문 강좌에 몇 번 가 봤습니다. 평일인데도 저녁 6시 30분이 되니까 2천 석이 넘는 이화여대 대강당이 입추의 여지없이 꽉 차더라고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은퇴한 장년층과 직장인, 아주머니, 대학생, 심지어 고교생들도 눈에 띄더군요. 대학에서는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대학 울타리 밖에서는 인문학 강좌에 구름 같은 인파가 몰리는 이 상황, 어떻게 봐야 합니까?

김우창 - 인문학이 일반인들한테 관심과 인기의 대상이 되는 건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만큼 각박하고 위험해졌다는 걸 반영하는 것이지요. 인생이라는 걸 다시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딱 정해진 길이 있으면 다시 생각해 볼 것도 없잖아요? 우리 사회가 어느새 정해진 길이 다 없어진 그런 사회가 됐다는 반증이지요. 내 말이 모순덩어리처럼 들리겠지만, 사람들은 먹고살만해지면 더 갈팡질팡합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절박하면 당장에 먹고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의 모든 기운을 거기에 바치게 되지요. 도대체 갈팡질팡할 여유와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인문학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많아지는 건 좋은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방향을 상실했다는 걸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질문 -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우창 - 학생들이 물어 오면 농담 비슷하게 세 가지 공부를 하라고 말합니다. 우선, 직업에 관계된 공부를 하라고 합니다. 일단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다음은 돈은 안 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걸 공부하라고 합니다. 문리과에 속하는 순수 이론적인 학문이나 자기 교양에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겠지요. 마지막으로는 위 두 영역이 포개지는 학문 주변을 널리 공부하는 것을 권합니다. 가령, 영문학일 경우 문학 일반과 철학을 두루 공부하는 식이지요. 이 마지막이 가장 중요합니다.

 

(pp. 156-157.) 질문 - 진보 진영에서 공부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생께 마지막으로 '공부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홍세화 - ‘짓다’라는 말은 ‘집을 짓다, 농사를 짓다, 옷을 짓다’처럼 의식주를 모두 아울러요.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표현이 아닌가 싶은데,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나를 ‘짓는다’는 것입니다. '나를 어떤 인간으로 짓는가'가 바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삶을 책임지는 자세로,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공부이지요.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는 회의하는 자세예요. 한국 사람들이 고집이 센 이유는 생각해 본 적이 실제로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교교육에서 암기만 했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의식의 성질은 '고집'입니다. 생각이 본래 고집스러워요. 다만 문제는 회의 없는 고집이죠. 그러므로 확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남의 생각을 듣고, 항상 회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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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왜 우리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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