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9(목)
 
  • 어머이도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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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수필가, 소설가 유용주가 2019년 발간한 시집 『어머이도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를 읽었다. 그가 수필과 소설을 쓰기도 하지만 시인으로 출발했다. 그가 쓴 자전적 소설 『마린을 찾아서』를 보면 그가 어느날 20대 초반에 윤동주의 ‘서시’를 읽고 시인병을 앓았음이 나온다. 시란 무엇인가? 일반인들이 놓치는 것을 붙잡고 새롭게 보는 것이 아닐까? 책에 소개된 여러 시를 읽다가 ‘아하! 그렇구나’하는 감탄사가 많이 나온 시를 골라봤다.

 

성대 결절

일요일 오후

이장 댁 외양간 송아지가 실려 나갔다

여섯 달 가까이 어미젖을 빨고 붙어 살았다

어미 소는 식음을 전폐하고 사흘 낮 사흘 밤을 울다가

목이 쉬었다

40여 년 전

열네 살 셋째 아들 중국집 보이로 보낸 다음 어머이도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교육론

발톱은 손톱보다 더디 자란다

가둬 놓기 때문이다

 

벌레

현관 센서등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갈 때 불을 켠다

파리만 날아다녀도 불을 켠다

캄캄한 밤,

홀로 집에 들어섰을 때

강아지처럼, 아이처럼 달려 나와 환하게 웃는 센서등

벌레와 인간은 동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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