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4(금)
 


KakaoTalk_20240913_115641723.jpg
김동관 목사와 민찬기 목사가 함께한 기도회 자리 

한 사람의 행보에 많은 의미와 의도가 담겨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기자들은 늘 중요 정치인들을 따라다니며 그의 말과 행선지의 의미를 캔다.

 

서북지역노회협의회(이하 서북협)가 9월 12일 오전 11시 30분 사랑스러운교회(배만석 목사 시무)에서 기도회로 모였다. 이 기도회에 대한 뒷말이 여러 가지가 있으나 생략하겠다. 미리 받아본 순서지에 민찬기 목사가 축사를 맡았기에 관심을 갖고 취재하러 갔다.

 

민찬기 목사는 사랑스러운교회 배만석 목사의 환영사 후 한 축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이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목회도 이제 마무리하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라고 하는 게 그런 거 같아요. 참 친구도 없고 동기도 없고 어느 땐 보면 정말 사랑하는 친구가 나를 등지고 떠나는 그런 모습들도 보면서 참 쉽지 않은 일이 정치였다. 일반 정치보다 교회 정치가 훨씬 더 교활하다 이런 느낌을 참 많이 받았어요. 근데 제가 이런 걸 다 내려놓고 나니까 편안해요. 그런데 제가 부러운 게 하나 있어요. 서북지역협의회의 단결력입니다. 제가 서북지역한테 두 번 졌지 않습니까? 서북지역만큼 이렇게 단결력 좋은 그런 목사님들을 제가 못 본 것 같아요. 내가 서북지역에 여러 번 수련회 주 강사로 후원도 많이 했는데, 어쨌든 여러분들이 그런 단결력 그리고 서로 이렇게 돌아보고 오늘 목사님 메시지처럼 서로 기도하고 이런 것들이 참 많은데, 어쨌든 여기에 우리 잘 아는 친구들이 다 많이 있는 거 같아요.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고 큰 하나님의 은총 입기를 늘 기도하면서 축복합니다. 그리고 저는 조용히 떠나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기도회 자리를 떠났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이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목회도 마무리하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다. ② 정치라고 하는 게 친구도, 동기도 없고 어느 땐 사랑하는 친구가 등지고 떠나는 모습들도 보며 쉽지 않은 일이 정치였다. ③ 일반 정치보다 교회 정치가 훨씬 더 교활하다는 느낌을 참 많이 받았다. ④ 그러나 이런 걸 다 내려놓고 나니까 편안하다. ⑤ 부러운 게 하나 있는데 서북지역협의회의 단결력이다.

 

민찬기 목사를 본지 오래됐다. 그런 그가 이슈가 됐던 것은 선관위의 ‘부총회장 3회 출마 불가 결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을 때이다. 오랜 시간이 걸린 후 민찬기 목사는 패소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예비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후 보이지 않았던 민찬기 목사의 공식 행보가 서북협 기도회 참석이었기에 기자로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민찬기 목사가 후보 탈락함으로써 그의 선거 캠프나 지지했던 사람들의 향방이 큰 관심거리였다. 그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부총회장 후보들은 그들이 자기를 지지하도록 공을 들여야한다.

 

민찬기 목사는 부총회장 후보 장봉생 목사와 같은 서울노회협의회 소속으로 호남 출신이다. 그의 뒤에는 호남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민찬기 목사가 두 부총회장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호남표가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호남내에서 민찬기 목사를 지지하는 총대가 얼마인지는 냉정히 따져봐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107회 총회에서 오정호 목사를 상대로 부총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한기승 목사와 민찬기 목사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한기승 목사는 선거에서 떨어졌지만 총회 내내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은 총대들에게 여비를 제공하기 위해 권순웅 총회장, 오정호 부총회장과 함께 2,000만원을 보탰다. 또한 자기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내가 부족해서 떨어졌다. 끝까지 지지해 줘서 고맙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런 한기승 목사가 내년 선거에 다시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에 그 힘은 강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면 민찬기 목사는 어떻게 했는가? 선거에서 떨어진 후 곧 총회 자리를 떠났다. 총회 파회 후 모인 지역 협의회에서 “동향(同鄕)인 자기를 지지하지 않았다”며 참석자들을 원망했다. 선거 결과를 사법으로 가져가겠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헌해놓고서 독단으로 이를 취소했다. 이로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렸고 민찬기 목사가 세 번째 부총회장 선거에 나설려고 했을 때 주변에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적었다고 한다. ‘내가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속은 알 수 없지만 민찬기 목사가 김동관 목사가 속한 서북협 기도회에 와서 축사를 한 것은 그가 김동관 목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그렇지 않으면 2분 남짓 짧은 축사를 하기 위해 그 먼길을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 이 행사가 노출이 되어 많은 기자들과 상대측 인사들도 참석했기에 대놓고 지지 발언을 하지는 못했을지 모른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후보나 후보 캠프 측에서는 지나가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과연 민찬기 목사의 서북협을 향한 발걸음이 호남표를 움직여 김동관 목사의 선거에 득(得)이 될지, 상대측을 자극해 단결을 가속시키는 독(毒)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KakaoTalk_20230718_085629599.jpg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민찬기 목사, 왜 서북협을 찾아갔는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