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4(금)
 
  • 이야기는 오래 산다, 최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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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를 맞아 모처럼 쉬지 않고 책을 읽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취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22년 9월 30일 한겨레신문사에서 34년 7개월 만에 퇴사한 문학전문 기자의 글 모음으로 400페이지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작가와 책을 알게 됐다. 계속해서 읽을거리가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책들이 도서관에 있기를 바래본다.

 

이 책 제목처럼 이야기는 오래 산다. 한때 네러티브 설교 방법이 유행했다. 이 설교를 잘하는 방법의 하나는 소설을 많이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소설을 통해 상상력이 계발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소설을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소개할 내용은 많은 베스트셀러를 쓴 정이정 작가와의 인터뷰 글이다. 몇 년 전 이 작가의 『7년의 밤』을 읽었는데 다 읽었는지 모르겠다. 너무 내용이 길어 읽기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이 작가의 글 쓰는 태도가 대단해서 소개해 본다.

 

"저는 일단 이야기의 얼개가 잡히면 아무리 길어도 석 달 안에 초고를 끝냅니다. 일단 초고를 마친 다음 1년에 걸쳐 말이 되게 다듬고 필요한 세부 사항을 취재해서 또 고치고 하면서 초고를 완전히 벗겨 냅니다. 그러다 보니까 대체로 2년 터울로 신작을 발표하게 되네요. 이 소설도 빨라야 2013년 봄에나 책으로 나 올 것 같아요."

초고를 완전한 원고로 바꾸는 과정에서 그는 하나의 장면을 그릴 때에도 세 가지 정도의 다른 버전을 써 놓고는 그중 가장 나 은것을 고르는 방식을 택한다.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은행나무, 2009)의 마지막 장면은 ①승민이 병원에 불을 지른다 ②산사태가 나서 상황이 정리된다 ③글라이더를 이용해 탈출한다. 세 가지 결말을 써 놓고 고민하다가 마지막 것을 택했고, 『7년의 밤』에서 현수가 세령을 차로 치는 장면도 그렇게 썼다.

 

작가로서 모든 것을 이룬 듯한 정유정의 바람은 무엇일까? "‘정유정, 하면 이야기꾼’으로 불리고 싶어요. 문단의 평가에는 그다지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저는 『화씨 451』(황금가지, 2009)의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가 한 말 ‘나를 통해 세상을 타오르게 하라’를 10년째 책상에 붙여 놓고 있어요. 제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불을 지르고 싶습니다. 다만, 상업주의니 영화를 염두에 둔 소설이니 하는 말들에는 마음이 상합니다. 저는 소설이 모든 이야기 예술의 샘이자 대지 같은 장르라고 생각해요. 제가 소설가인 걸 너무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2012년), (pp. 32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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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이야기 창조자, 작가...그 치열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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