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 미자립교회를 지키려는 목회자들의 수고에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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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교단의 겸직목회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이 일에 앞장서고 있는 이박행 목사가 페북에 겸직 목회에 대한 이해와 동의가 어려운 현실을 다음과 같은 글로 실었다.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보수교단 예장합동에서 겸직목회 세미나를 시작했다. 28년전 암환자 몇 분을 모시고 전인치유 사역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데자뷰이다. 이중직에 대해 노회 안에서 긍정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기에는 아직까지 버거운 현실이다. 코로나 촉발된 생계형 겸직 목회자가 왜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가? 그게 목회냐며 질타하는 선배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한다. 지속가능한 목회를 위한 겸직은 되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현장의 필요를 이해하고 신학을 정립하고, 법과 제도를 신속히 정비를 해야 한다. 교회의 비본질적인 전통과 유교적 문화에 찌든 이원론적 사고를 이겨내고 선교적 교회와 겸직목회운동이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바란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회와 목회자의 본질이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동역자들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어느 목회자가 노동하면서, 일을 통해 돈을 벌어가며 목회를 하고 싶겠는가?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렵게 내린 결정이 아니겠는가? 우리 교단의 70-80%는 미자립 교회이다. 그리고 가정의 생계를 위해 이미 많은 사모들이 일하고 있다. 그런데 남편은, 아이들의 아버지는 목사이기에 일해서는 안되는가? 아내가 수고해 벌은 것으로 먹고 살라는 것인가? 목회자로 부름받았다는 사명 감당을 위해 직접 벌어 교회를 유지하겠다는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지 못할망정 목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정죄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동냥은 안하고 쪽박을 깬다는 속담이 이에 해당한다고 본다. 


나는 15년 담임목회를 중단하고 나왔을 때 페이스북의 ‘일하는 목회자들’ 이라는 모임에 곧 가입했다. 50대 중반에 교회 청빙은 어렵고, 개척도 쉽지 않았기에 이곳에서 다른 목사들의 경험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후 장애인을 돕는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목회를 멈추고 교계 기자로 “일”하고 있다. 


최근 어느 한 목사가 목사 임직식에서 임직 받는 목사들에게 겸직 목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하나님 믿고 의지하면 다 채워주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미자립 교회 목회자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지 않아 재정적인 어려움을 당하고 노동하고 있는 것인가? 


겸직목회든, 자비량 목회든 작은 교회는 목회자가 일해야 교회를 유지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바울도 필요할 때는 일하지 않았던가? 목회는 성직이고 세상은 속되다고 하는 이원론적 사고를 버리고 현실에 맞는 대응을 해야한다. 오늘도 대리든, 목수든, 무엇이든 벌어 묵묵히 교회를 지키는 모든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화이팅을 보낸다.

 

이 기사 작성 후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에 어느 목회자가 올린 글이 마음 아파 올려본다.

 

 

일목의 삶이

정직과 성실의 삶이길 기대하며 묵묵히 걷는데

쉽진 않네요ㅜㅜ

뭔가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시점인것 같습니다

일목의 삶에 지쳐 늘어놓는 푸념이라 생각해 주세요~^^;;


아내가 묻는다. "이렇게 빚만지고... 우리 잘 사는거냐?"

제가 이렇게 답합니다. "최소한 나쁜짓은 안 하고 사는거지 뭐..."미안하다...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는 정말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말할 수 없는 노동 현장에서 죽어라 일하면서 살았는데 그 지저분한 쓰레기를 치우면서...  철거 현장의 분진을 마시면서... 건설 현장의 온갖 잡스러운 일을 다 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또 빚을 져야 한다니...

몸이 부셔져라 몸어디 성한데가 없을정도로 몸이 망가지면서 일했는데 그렇다고 목회일을 소홀했는가? 정직하게 최선을 다했는데... 왜 점점 더 빚이 늘어만 가는가... ㅠㅠ 아내와 자녀들에게 정말 한 점 부끄러움없이 정직하게 일하며 살았는데 또 빚을 지면서 가족들에게 미안해 해야 하는지...

나는 잘못한게 없는것 같은데 왜 내가 죄인이 되어야 하는지...우리 가족밖에 남지 않은 교회의 예배시간이 이제는 자신이 없다...하고싶어하는 학원비조차 못 대주는 아비의 설교를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까...

아비는 정직하게 산다 하는데 그 정직이가족들에게는 미련곰탱이처럼 보이니...앞으로 교회도 가정도 자신이 없어진다...난 그저 목회도 일도 열심히 한 것 밖에 없는데...

오늘밤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은 괜찮겠지...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묵묵히 기도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주의 평안이 우리가족가운데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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