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을 모처럼 방문했다. 신학과 83학번 선배들이 5년째 후배들에게 1,000만 원 상당의 장학금, 양복, 상품권을 전달하는 “장학금 기탁 감사예배”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예배실이 있는 종합관에 들어서는데 현관 유리에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제목은 “기숙사 건축을 위한 릴레이 금식 기도회”였다. 10월 21일(월)부터 11월 21일(목)까지 총 32일간 하루 세 끼 금식 기도 자원란에 여러 명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다. 명단을 자세히 보니 매일 아침 금식기도칸에 박성규 총장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예배 전 총장실에서 신학과 83학번들과 차를 마시며 기숙사 건축에 관해 물었다. 총장은 “오래되고 낡은 기숙사를 신축하기 위해 11월 21일 200여 명의 목사, 장로, 기업인들을 초청해 후원 행사를 하는데 이들의 후원 규모에 따라 공사의 방향이 결정되기에 금식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숙사 신축 공사를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후원 금액이 많으면 학교 정문 앞부터 지하 공사를 해서 주차장과 다른 시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수백억을 기탁할 수 있는 분들도 초청이 되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중요한 행사이기에 총장은 이 금식기도회 기간 매일 아침을 금식하는데, 덕분에 살이 5kg 빠져 양복이 넉넉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총장은 부전교회 담임할 때 새 예배당을 지으면서 많은 건축헌금을 작정해 드렸는데 이에 따라 교인들도 많은 건축헌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한 고등학생이 5천만 원을 작정해 그 학생을 불러 “어떻게 그 헌금을 드릴 것이냐?”라고 묻자 “대학에 들어가 ROTC 후보생이 되어 장교로 군 생활 해 그 월급으로 5,000만 원을 드리겠다”라고 답했다. 이후 그 학생은 말 그대로 ROTC 장교로 복무하였고, 복무를 마칠 때는 5,612만원을 헌금했다. 월급 전부를 헌금하고 나면 어머니가 보내주신 용돈으로 소대원 식사 한번 사주고는 근무내내 부대에서 밥을 먹으면서 건축헌금을 하였고 하나님은 그가 제대하기도 전에 좋은 직장을 허락하셨다.
또한 박 총장도 그 당시 힘에 지나도록 건축헌금을 작정해 드리느라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였는데 생각지 않은 후원과 여러 교회 부흥회 강사로 초청이 되어 생활비가 채워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번 기숙사 건축을 위해서도 부전교회에서 받은 퇴직금을 드렸다며 앞으로 노후도 하나님께서 책임지실 것이라고 말했다.
금식기도를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이다. 박 총장이 금식기도를 통해 부전교회를 신축했듯이 32일간의 금식기도회를 통해 총신대학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 총장은 금식 중 어제 헌혈도 학생들과 같이 했다. 역시 총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