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 먼트 - 장재열 저자(글), 큰숲 · 2025년
“오프 먼트OFF-MENT란? 오프 먼트란 멈춤을 뜻하는 오프(OFF)와 순간을 의미하는 모먼트(MOMENT)를 합친 말로, 이 책에서는 일과 일상의 균형을 잡으며 나아가서는 적은 에너지로 더 큰 성취를 얻는 전략적 휴식법을 통칭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는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재충전하고 돌아볼 수 있다. 일중독자들은 이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멈춰야 비로소 힘을 얻고 나아갈 수 있다. 인생에는 이런 역설이 있다.
저는 해도 해도 안 된다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내려놓음을 슬쩍 권하는데요. 제가 말하고 싶은 내려놓음은 다른 의미, 즉 2번째 의미일 때가 많습니다. 목표를 내려놓는 게 아니고요, 앞서 제 3수 때 이야기처럼 목표는 그대로 둔 채 지금 내 과도한 긴장 상태를 살짝 내려놓으라는 거죠. 힘 빼기에 가까운 내려놓음이랄까요? 너무 간(p. 64)절해서 '그것만' 보던 시선을 살짝 돌리거나 힘을 빼면 오히려 문제가 해결되는 묘안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겁니다. 앞에서 예를 든 수험생의 경우는 하루에 16시간씩 공부하던 걸 오히려 10시간 미만으로 공부하는 식으로 하향 조정을 하는 걸 수도 있어요. 제 친구 경훈이의 경우는 그 팍팍한 삶의 방식 자체를 내려놓고 다시 설계하자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녀석, 간이침대에서 웅크려 자고 매일 배달 음식을 먹으면서 생활에 필요한 시간까지 아껴가며 일했잖아요. 그런데 투자가 잘 안 될 때마다 점점 더 근무 시간을 늘렸거든요. 이거 아니라는 거죠. 목표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갈망을 살짝 내려놓으면 태도와 방식도 자연히 느슨해지는데요. 역설적으로 태도와 방식이 느슨해졌을 때, 오히려 낮췄던 목표를 초과 달성해서 맨 처음 세웠던 목표가 어라? 달성되어 버리는 경우, 저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p. 65).
저는 이번 책의 전작인 《마이크로 리추얼》과 《리커넥트》를 쓸 때, 230여 명의 사례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번아웃이나 고(p. 82)립감에 빠졌는지 정리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요. 번아웃에 빠지거나 사람에게 환멸을 느껴 스스로 모든 관계를 끊어 낸 사례자 중에는 나태하게 살거나 되는 대로 인생을 산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오히려 대부분이 노력하고, 애쓰고, 타인에 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지나치게 과했을 뿐입니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왜 지금 이 모양이 됐을까요?" 이런 말을 하면서 울기도 하고, 한탄하기도 하는 그들을 보며 1가지 경향성을 발견했습니다. 1번, 2번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몸이나 마음이 힘들다고 신호를 보내올 때 '잠깐 멈춰서 왜 이런지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대신, 더 많이 에너지를 쏟아붓는 방식을 서슴 없이 선택했다는 겁니다.
애쓰는 사람들이 번아웃에 빠지는 과정
애쓴다 → 힘들다 → 힘듦을 무시한 채 계속 애쓴다 → 체력이 바닥난다(p. 83) → 정신적으로도 소진된다 → 예전보다 결과물이 좋지 않다 → 그러자 더 애쓴다 → 몸은 더 병이 든다 → 결과물은 더 나빠진다 → 결국 목표에서 멀어지고 만다
그런 그들과 상담하면서 저는 딱 1가지 변화에만 집중했습니다. 바로 최초에 '힘들다'라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 무시하고 곧바로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는 게 아니라 잠깐 멈춰 '찰나 의 점검'을 해보는 것이었죠.
애쓰다가 힘을 뺐을 때 잘되는 과정
애쓴다 → 힘들다 → 어? 이게 이렇게까지 애쓸 일인가?' 또는 '나 무엇 때문에 이렇게 애를 쓰고 있지?' 점검한다 → 살짝 내려놓는다 → 힘이 빠지며 이완된다 → 지속 가능한 정도로 에너지를 넣는다 → 이 상태로 꾸준히 오래 한다 → 목표에 가까워진다
애를 쓰든 힘을 빼든 두 사례 모두 출발점은 똑같이 '애쓴다'였죠. 그런데 처음 '힘들다'라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 즉 최초의 과부하 단계에서 더 애쓰는 단계로 가는 게 아니라 '어? 나 지(p. 84)금 왜 이러지?', '이거 이렇게까지 애쓸 일인가?', '이 에너지 투입이 1년, 2년, 3년 지속 가능한가?' 하고 아주 잠깐만 멈춰 점검하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목표가 애쓰는 게 필요한지, 힘 빼기가 필요한지 판단한 뒤, 만약 힘 빼기가 필요하다고 느낀 내담자에게는 힘을 좀 빼고 내려놓을 수 있는 '이완의 생활 습관'들을 하나씩 알려줬습니다. 지속 가능한 만큼의 에너지를, 오래 쓸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것이 역설적으로 목표에 더 가깝게, 더 빨리 다가가도록 도와주더라고요. 그런데 이 방식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형도 있었습니다. 바로 아집과 강박이 너무 강하게 자리 잡은 사람들이죠. "이렇게 해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다른 방법은 없어!" 이런 극단적 사고에 갇힌 상태에서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내려놓음을 실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은 바로 '나의 판단력에 대한 과도한 신뢰'입니다(p. 85).
이뤄내고 싶어요? 그럼 쉬어야 해요(p. 297)
더 잘하고 싶다고요? 쉬어야 한다고요.
사람들에게 당신의 능력을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요?
그럼 쉬는 게 전략이에요
저는 이 책에서 바로 이 말까지도 포함하고 싶었던 거예요. 물론 내가 이완하고 나를 내려놓는 건 이런 기능적 측면만이 아니라 제가 앞서 말했던 영화 〈원더풀 라이프〉의 한 장면처럼 내 삶을 조금 더 풍성하고 내가 나를 데리고 잘 살아가며 충만한 순간들을 더 많이 만들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새 나라는 사람이 타인에게도 관대해지고, 나 자신에게도 관대해지고, 느낄 수 있는 삶의 감각들도 조금 더 다양해지면서 '아, 사는 거 참 괜찮은 거네' 그런 마음으로 서서히 변화해 가기 때문이지요. 진정한 의미의 잘 사는 삶이란, 이런 거 아닐까요? '아, 인생은 좀 살 만하네'라고 느끼는 순간이 문득문득 더 많아지는 것, '야, 오늘 너무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장면이 더 많아지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나를 데리고 살아가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책무 일지도 모릅니다(p. 298). 지금까지 일 스케줄을 미루지 않고 해야 할 일 열심히 하는 성실한 페르소나로 살아왔다면 이제 쉼 스케줄도 미루지 않는 성실한 자기로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하루에 단 몇 분 내려놓고 모든 것으로부터 오프 한다고 해서 천재지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정도는 쉬어도 되고, 멍 때려도 되어요.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그러니 내려놓아 보세요. 오히려 잠깐씩 내려놓고 멈추고 일에서 멀어져 나를 재충전시키고 나면, 내일의 나는 조금 더 똑똑해집니다. 조금 더 창의적으로 됩니다. 그렇게 내일 조금 더 인지 능력이 개선된 내가 닥친 문제를 풀도록 하는 게 오늘 밤새고 울며불며 붙잡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p. 299).
010.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요?
저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책을 쓰면서 제 앞에 독자 한 분 한 분이 있다고 생각하며 쓴답니다. 눈을 마주칠 순 없지만(p. 324), 눈을 마주치고 있다고 생각하며 써요. 그래서 진심으로, 두 손 꼭 맞잡고, 눈을 마주치며, 마음을 담아서 말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애써왔고, 앞으로는 어떻게든 될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조금만 더 나 자신에게 관대해졌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애써온 노력이 토양이 되고, 앞으로 조금 내려놓고 살아가는 태도가 햇빛과 수분이 되어, 당신의 꽃은 분명히 당신의 계절에 피어날 거예요. 위로도 힐링도, 립서비스도 아닌 세상의 이치를 말한 거예요. 봄꽃도, 여름꽃도, 가을꽃도, 겨울꽃도 있잖아요. 겨울에 필 꽃인데 애쓰고 발 동동거리며 더 많은 물을 붓고, 더 강한 햇볕을 쬔다고 여름에 필까요? 아니죠. 오 히려 뿌리가 썩거나 피지 못하고 말라 죽을 뿐이에요. 어쩌면 우리는 가을꽃이나 겨울꽃일 수 있잖아요. 당신의 계절은 분명히 찾아오니까. 딱 오늘 하루치의 물을 주고, 햇볕을 주자고요. 그렇게만 한다면 절대로, 절대로 당신은 땅속에서 사라지듯 피지 못하고 주저앉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성공을 바라든, 가정을 꾸리길 소망하든, 행복한 인간관계를 원하든 조금만 내려놓고, 대신 멈추지만 말고 걸어가면 분명 당신이 만나고픈 그 삶의 장면은 꼭 찾아올 거예요. 반드시(p. 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