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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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목회자들과 6주간 세미나를 마치고

 

새로운 사역지, 폰티아낙

서울, 대련, 성도.

고향이자 교역자로서 첫 사역을 시작했던 도시 서울, 인구 1000만.

선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던 항구 도시 중국의 대련, 인구 600만.

중국에서의 마지막 사역지 사천성 성도, 인구 1200만.

그런데 새로운 사역지 폰티아낙은 도심과 주변 인구 다해서 60만명의 소도시다.

태어나서 살아본 도시 중 제일 작다.

그런데 이래 봬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인 ‘칼리만탄’(흔히 알려진 이름인 보르네오섬의 인도네시아식 이름)의 최대 도시다.

 

어머니 장례 일정을 모두 마친 후 10월 13일 인도네시아에 다시 들어와 5일 간의 호텔 격리를 하면서 이사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10월24일 떨리는 마음으로 폰티아낙에 도착했다.

짐을 기다리며 공항을 찬찬히 돌아보는데 누군가 해주었던 지방 도시의 고속버스 터미날 같다는 말이 생각났다.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니 화교의 비율이 높은 도시라는 것이 느껴진다.

공항에 마중 나오신 선교사님의 차를 타고 10여분 달리니 벌써 도심이다.

도시의 첫 인상, 포근하고 아기자기하다.

이사하기 전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 심지어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폰티아낙이 인니에서도 더운 지역 중 하나라고 겁을 많이 줬었는데… 우기라 그런지 생각만큼 덥지 않다.

심지어 잘 때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된다.

자카르타보다 공기도 맑고 먼지도 많지 않은 것 같다.

여하튼 느낌이 좋다.

동네 풍경

 

계속되는 Challenge!

나는 20대 초반에 폐결핵을 앓아서 건강 검진 때마다 폐 상태에 관심을 갖고 살핀다.

그런데 하나님은 한동안 산소 부족으로 호흡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해발 3000미터 이상 되는 동티벳 고원을 누비게 하셨다.

이번에는 땀이 많아 여름을 힘겹게 나는 사람을 적도선(赤道線)이 지나는 도시에 보내셨다.

생각보다 덥지 않음에도 계속 흐르는 땀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옷을 갈아입는다.

게다가 이번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학 정규과정에 등록해 언어를 배울 기회도 갖지 못했다.

왠지 점점 더 어려운 시험을 치르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주님의 도우심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다음에는 또 어떤 Challenge를 준비하실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험난한 이사 과정

일단 인니에 다시 들어온 이상 새로운 사역지로 빨리 가기 위해 지체없이 이사를 진행했다.

물론 첫 걸음부터 예상 외의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이사업체들마다 섬(자바섬)에서 섬(보르네오)으로 가는 이사라 한국에 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비용을 요구한다. 세 번의 견적을 받아보았는데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이사하기로 한 5일 전, 인니어 과외 선생님인 Tania 자매를 통해 극적으로 착한(?) 가격의 현지 업체와 계약했다.

출발부터 스릴 만점이다.

빠른 정착을 위해 현지에 계신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거주를 위한 준비를 미리 시작했음에도 현지 도착 3주가 되어서야 기본 생활이 가능한 세팅이 끝났다.

집 주인이 새로 지어 판매를 하려다가 갑자기 월세로 돌린 집이라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전혀 없는 상태였고, 낯선 땅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서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

벌레와 모기가 많은 지역이라 방충망은 필수여서 오기 전에 미리 주문했는데 2주가 다 되도록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2주가 지날 시점에 일을 시작하는데 하루 와서 조금 일하고, 며칠 있다 또 조금 하고… 시작한지 일주일이 더 지나서야 겨우 마무리했는데 결과물이 엉망이다.

마치 집에 있던 부품들을 가지고 얼기설기 만든 듯해서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난다.

새 물품 비용을 내고 중고 물품을 받은 것 같다. 그러나 현지인과 불편한 관계를 맺는 것이 조심스러워 컴플레인도 제대로 못하니 속이 더 답답하다.

그럴 때마다 아내와 얼굴을 쳐다보고 웃으며 “사바르”를 반복한다.

인니말로 “참아야 하느니라~”는 의미이다.

도착 후 매일 아침, 마당에 물이 흥건해 수도국에 알렸는데, 마당을 지나는 상수도관에 누수가 있다고 한다. 며칠 후 수도국 직원들이 와서 몸 깊이만큼 땅을 세 군데나 파고 나서야 해결할 수 있었다. 정착 초기부터 마당에 굴을 파다니...

 

누수 공사중인 수도국 직원 모습

 

그사이 며칠은 물을 쓸 수가 없어 밥도 지을 수 없고 무엇보다 제대로 씻을 수가 없었다.

아내는 생수로 기본적인 세수만 하고 잠을 청해야 했고, 땀이 많은 나는 그럴 수 없어 적당히 더러운(?) 물로 먼저 씻고, 생수로 다시 몸을 헹구는 샤워를 했다. 밤마다 생수 두 통으로 마무리 샤워를 하는데 이거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다. ^^

기본적으로 수돗물 상태가 좋지 않고, 때로 수돗물에 해수가 유입되기도 한다는 정보에 자카르타에서 정수기를 사와서 자가 설치를 하기로 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부품을 잘못 사왔고, 다시 주문을 할 때마다 꼭 한 가지씩 잘못된 부분을 깨닫게 되어 부품 구입만 10번은 한 것 같다.

결국 도착 2주가 지나서야 제대로 정수된 물을 쓰게 되었다.

아, 깨끗한 물의 소중함이여!

수도관 누수가 잡히고, 물탱크 청소도 마치고, 정수기 자가 설치까지 마친 후, 깨끗한 물로 샤워하며 생각한다.

저녁에 샤워를 할 수 있고,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돌릴 수 있으며,

식후에 깨끗한 물로 설거지를 할 수 있다니…

당연한 듯 생각없이 누려왔던 ‘깨끗한 물’, 당연한 것이 아니고 참으로 귀한 ‘은혜’였다.

 

폰티아낙은 일반 택시는 공항이 아니면 보기 힘들고 대중 교통도 거의 없다.

사람들은 대개 개인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아니면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인 Grab이나 Gojek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어느 날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갔는데 늦은 오후 비가 오기 시작한다.

어두워져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Gojek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나의 핸드폰은 밧데리가 떨어져서 이미 꺼졌고, 아내 것도 20% 밖에 남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아는 선교사님께 전화를 하는데 응답이 없다.

갑자기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미아가 되는 건 아닌가?

이제 정말 비상이다.

아내 핸드폰마저 꺼지면 아는 선교사님께 SOS를 보내기도 힘들게 된다.

먼저 급한대로 카톡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남겨 놓고, 여차하면 걸어갈 요량으로 집까지 가는 길을 검색했다.

비상조치가 끝난 후 다시 Gojek 택시를 부르는데… 1시간만에 응답이 온다.

오, 주여!

왠지 처음 선교사가 되었을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이제 기본 생활이 가능하게 되어 블로그에 글을 올릴 정도가 되었다.

이제 본질적인 일에 집중하며 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현지 목회자들과의 세미나

이사하고 정리하는 중에 매주 수요일 현지 인니 목회자와 한국 선교사들이 6주에 걸쳐 온라인으로 세미나를 가졌다.

인니 재입국과 이사, 집 정리 등 일들도 많았고, 인니어로 진행이 되는 세미나라 미리 책을 읽고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아 힘들었지만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현지의 목회자들은 교단장 출신도 두 명이나 되고 다들 교단 중직인데 어떻게 하면 주님이 원하시는 목회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기꺼이 공부에 참여하는 모습이 너무 귀해 보인다.

“하나님, 이들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잘 돕게 하소서.”

 

현지 목회자들과 6주간 세미나를 마치고

 

기도제목

 

1. 건강

이사하고 집 세팅하는 과정이 생각 이상으로 험난해서 건강이 조심스럽습니다.

11일에는 가까이서 저의 정착을 도왔던 선교사님이 전날부터 몸에 열이 나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안티겐 검사를 했고, 밀접 접촉자인 저도 검사를 하였습니다.

일단 모두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건강위해.

 

2. 목회자비자

이번에 입국할 때는 단기 방문비자로 들어왔습니다. 2개월 비자이고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연장이 가능해서 최대 6개월까지 거주할 수 있습니다.

학교를 통한 비자 상황은 학교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교수에게 비자를 내주는 것이라 계속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어 늦어지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비자 발급을 위해.

 

3. 언어

폰티아낙에 온 후 책상에서의 공부 시간은 줄고 현지인과 부딪히며 언어를 익히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언어에 진보가 있어서 곧 시작될 신학교 강의에 지장 없도록.

 

4. 정착을 위한 세팅의 마무리

집이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힘있게 일할 수 있습니다.

집과 학교 사무실 세팅, 필요 물품의 구입, 그 외 복잡한 각종 서류 작업들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도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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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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