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8(토)
 
  • 김성은 목사(안양 샘병원 원목, 총신 목회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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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목사 

Well dying(good life, good death) 3 -- 죽음학 연구의 가치 

죽음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이 사역이 주는 가장 유익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죽음에 대한 준비와 죽음학 연구는 죽을 때까지 삶의 방법을 생각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깊이 새기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에 대해서 늘 감사하게 되고, 아울러 인생을 영원한 의미와 목적을 따라서 살아가게 해 주는 유익이 있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 살아간다. 죽음에 대해서 애써 외면하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은 나와 동떨어진 것이며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왠지 불길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라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가리켜 ‘죽음에 대한 터부’라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기독교 안에서도, 교회 안에서도 죽음을 이야기하면 은혜 없는 목사,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는 목사, 능력 없는 목사로 치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깨닫는 것처럼 그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했던 죽음이 내 주위에 있는 사람 중에서 누군가에게, 아니면 나 자신에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불안한 현실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늘 목격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죽음이 자신의 문제가 되는 순간에는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두려움과 아픔이 이성을 완전히 점령해 버린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있다. 곧 이 둘은 우리의 생명 안에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해 분명한 지식과 의식을 갖고 살아갈 때에 우리들은 자신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 나아가 모든 자연만물에 대해서도 존귀하게 여기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현대는 사람들이 죽음을 거부하고, 오직 이 땅에서 잘 살고, 더욱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는 좋은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가르쳐 주는 좋은 교회의 역사를 버리고, 교회 조차도 오직 이 땅에서 먹고 사는 삶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회가 좋은 죽음이라는 비전을 잃어버린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의 삶은 그 시대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면 우리 시대에 가장 만연한 사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진화론과 데카르트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신기계론적 철학과 인간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낸시 피어시는 그의 책 <완전한 진리>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더 높은 도덕적·종교적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널리 용인되며, 그것을 경청할 만한 소리로 받는 시대이다”라고 주장한다. 

계속해서 낸시 피어시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진화론에 근거를 둔 자연주의 철학에서는 자연이 존재하는 전부라고 믿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생물학적 현상들은 오직 물질적인 원인으로만 설명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유물론이다. 그리고 이처럼 자연주의나 유물론을 믿는 자라면 누구나 진화론을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다윈의 진화론은 경험론적 발견이 아니라 자연주의적 세계관에서 추론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진화론적 세계관과 과학만능주의의 영향을 받아서 삶에서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오직 성공과 성장만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직면해야 할 죽음의 문제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지고 가게 되는 가장 큰 과제이며 대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함께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죽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는 것은 인생의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죽음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면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다. 그러나 반대로 이것을 인생의 도전이라고 받아들이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삶의 질이 성장하고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공포와 불안을 완화시키는 과정을 연습해야 한다. 그래서 유명한 죽음학의 대가 알폰스 디켄(Alfons Deeken)은 죽음에 대한 교육에서 중요한 것이 ‘유머’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는 죽음과 유머가 연결된다는 부분은 참으로 신선하며, 모순되게 보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상기시켜 준다고 주장한다. 

죽음을 터부시 하고 오직 현실과 이 땅의 삶에 집중하는 현대인들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죽음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그릇된 성공주의 목회관에 따라서 성장과 성공을 추구하는 교회와 목회자들로 하여금 죽음과 영생 그리고 부활의 신앙을 통해 이 땅에서 주님을 닮은 의미 있고 목적 있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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