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1(토)
 
  • 잃어버린 눈물을 회복시켜 주소서, 자신을 위해 교회를 위해 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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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을 밖으로 흘리지 마세요"라고 바꾸면 얼마나 좋을까!, 남자도 울고 싶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 앞 눈높이 위치에 있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라는 문구를 봤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안다. 소변을 볼 때 변기 밖으로 흘리지 말라는 것이다. 안 그러면 화장실에 찌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정에서도 이미 남성들은 서서 볼일을 못 보고 앉아서 볼일을 보고 있다. 천하의 배우 최민수도 그 아내에게 굴복해 앉아서 소변을 보고 있다고 한 방송에서 실토했다. 가정 화장실에는 좌변기 하나만 설치 되어 있기에 서서 소변을 보면 밖으로 튀게 되어 아내와 어머니께 잔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결국 남자들도 여자처럼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공중화장실에 가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라며 소변을 밖으로 흘리지 말라는 경고가 예외없이 붙어 있다. 그런데 그 문구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남자의 눈물을 소변과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는가? 남자의 눈물은 소변처럼 더럽다는 것인가? 남자는 눈물을 흘리면 안된다는 것인가?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런 문구를 만들어냈는지 기가 막힌다.

 

물론 요즘은 그런 것 같지 않지만 어렸을 때 또는 학창 시절에 “남자는 울면 안된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때는 그런가보다 했지만 어느때부터인가 이상하게 생각됐다. 왜 남자는 눈물을 흘리면 안되는가? 남자는 울면 안되는가?

 

그리고 크리스마스 노래에도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데요” 이런 가사가 있는데 어느 날 이 가사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 아이가 울면 산타는 선물을 주지 않는가? 이 또한 아이에게도 울지 말 것을 강요하는 것 아닌가? 심지어 “남자는 세 번 운다. 태어났을 때 한 번 울고,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한 번 울고, 나라가 망했을 때 한 번 운다”는 말도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남성들에게 울지 말 것을 강요하는 것이며, 우는 남자는 남자가 아니라는 왜곡된 성차별로도 볼 수 있다.

 

나는 울고 싶다. 학창 시절 교회 생활하며 기도할 때마다 울부짖었다. 신대원 때 기도 동산에서 울부짖었었다. 그리고 부목사, 담임목회할 때도 울부짖었었다. 그러나 눈물이 메말랐다. 이제는 한 교회를 책임지는 담임목사가 아닌 교계 기자가 되어 교회와 노회, 총회를 취재하면서 보게 되는 많은 안타까운 일들을 놓고 기도해야 하는데 눈물이 메말랐다. 과거처럼 울고 싶다. 통곡하고 싶다. 그래서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라는 문구가 거슬리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수없이 연속 기사를 썼던 천안중부교회를 위해, 구 충남노회를 위해 그리고 총회를 위해 울고 싶다. 통곡하고 싶다. 주여 은혜를 회복하소서! 눈물을 회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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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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