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6(월)
 
  • 현역들은 군선교를 잘 감당하고, 예비역들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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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있었던 합동군목회 창립예배 당시 단체 사진 

9318564, 군종 51기인 나의 군번이다. 많은 것들은 잘 망각하는데 이상하게 군번은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총신대에 입학한 1985년에 군종장교사관후보생 선발시험에 합격해 이후 신대원까지 마치고 1993년에 입대했다. 원래는 1992년에 입대해 군종 50기가 되야했는데 병력 수급 조절을 이유로 내 기수 대부분이 1년 대기 발령했다. 덕분에 신대원 졸업 후 목사 안수를 받고 1년간의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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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군목회 창립예배에서 설교하는 오정호 총회장, 총회 군목부장을 역임하고 군선교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1일 군목 예비역과 현역을 아우르는 ‘합동군목회’가 창립됐다. 자료집을 보니 예비역은 군종 6기부터 시작해 77기까지 소천하신 분 포함 254명이다. 현역 군목은 61명이며, 후보생은 이번에 합격한 10명을 포함 84명이다.

 

나는 현역시절 군입대한 아들을 위해 전화하는 부모님들의 연락을 종종 받았다. 그분들은 자기 자녀가 어려운 군생활을 잔 견디고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리고 전역 후 내 큰 아들이 군에 입대했을 때 그 부모님의 마음을 절실히 실감했다. 아들이 입대했을 때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것이 군목이었다. 그래서 군목 동기를 통해 아들이 입대한 부대의 군목 연락처를 알아내 부탁을 하기도 했다. 군에 군목이 있기에 자녀들의 신앙생활이 유지되고 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면에서 군목 제도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과거 한 때 군목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군목도 목사냐?”하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있었다. 그래서 영관급 군목으로 전역 이후 사역지를 못찾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그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타교단 군목들은 어떨지 모르나 우리 합동 교단 소속 군목들은 성실하게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군대내 평가도 좋고 이후 전역해서도 교회로 잘 청빙되고 있다.

 

1년 직속 후배인 예비역 대령 황00 목사는 현역 시절부터 김포에 있는 모 교회 후임으로 내정돼 전역 후 부임하고 목회를 잘 감당하고 있다. 또한 같은 후배인 최00 목사도 육군 군종실장을 역임하고 대령으로 예편해 서울에 있는 모 교회로 부임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선후배 군목들이 전역 후 교회에 부임해 목회를 성실하게 잘 감당하고 있다. 아마도 군대에서 지휘관의 특별참모 역할을 하며 많은 부대 교회를 목회한 것이 민간 목회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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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군목회 창립예배시 인사말하는 박성규 총장 

특별히 현 총신대학교 총장 박성규 박사는 군종 45기로서 목회도 성실하게 감당하고 총장이 되어 학교발전에 앞장서고 있어 모든 군목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 예비역 군목 소령 출신으로 군목후보생들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지원으로 국방부가 실시한 올해 군종사관 후보생 모집에 총신대학이 최다의 합격자를 내는 결과를 얻었다. 최종 합격자 26명 가운데 1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학교별 합격자 수는 다음과 같다. 총신대: 10명, 장신대: 6명, 숭실대: 5명, 연세대: 1명, 고신대: 1명, 감신대: 1명, 침신대: 1명, 서울신대: 1명). 이는 학교에서 군종사관 후보생 지원자들에게 시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원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총신대학 총장을 역임했던 정성구 박사는 군종 25기이다. 박성규 총장은 20년 만에 예비역 군목 가운데 2번째로 총신대학 총장이 된 것이라 군목들은 더 기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합동군목회는 작년 12월 15일 첫 모임을 갖고 뜻을 모아 지난 6월 1일 창립예배를 드렸다. 예비역, 현역 군목들이 힘을 모아 군선교 사명을 감당하고 이후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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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규 합동군목회 대표회장 

한 예비역 군목 선배는 얼마전 “군목은 엘리트”라고 말했다. 총신대학에 들어올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고, 또 군종사관 후보생 시험에 합격했으니 엘리트라는 것이다. 사실 군목 시절 미국 군종학교 위탁 교육을 비롯해 국내 석사과정 위탁교육을 받거나, 총신대학의 학비 지원 혜택으로 많은 군목들이 Ph.D나 Th.D학위를 받고 있다. 그동안은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일면 맞는 말이다. 물론 엘리트 의식으로 자만하는 군목들은 없다. 군복입은 목사로서의 사명을 묵묵히 성실하게 감당하고 있을 뿐이다.

 

군목으로 단기를 하든 장기를 하든,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군목 사역은 잊혀지지 않는 좋은 경험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군과 교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인정받는 현역과 예비역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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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군목회 임원 단체 사진 

 

합동군목회 창립 취지문

“하나님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사랑하는 선후배 동역자 목사님들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목사로서 가장 뜨겁고 순수했던 시절 군선교를 위해 헌신했던 목사님들의 수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군선교 현장은 다음 세대를 세우는 황금어장이기에 군목이었다는 우리의 정체성은 시간이 흘러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군선교 현장은 타종교의 거센 도전과 인권을 가장한 인본주의의 확산, 사회 전반에 만연한 반기독교 정서로 인해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 합동교단은 가장 많은 군목과 군목후보생을 보유하고 있지만 군선교 현장의 변화와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보다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군선교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합동군목회(가칭)를 조직하려고 합니다. 합동군목회는 다음과 같은 역할들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첫째, 예비역 군목들의 풍부한 경험과 자산을 군선교 현장에 유산으로 전수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예비역과 현역의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군선교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시대와 상황에 맞는 선교전략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둘째, 현역 군목들의 군종활동을 효과적으로 후원하는 것입니다. 현역 군목들은 선교활동, 교육활동, 교회시설 관리, 전역 후 진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배들에게 선배의 정신적, 물질적 후원은 현역 군목들의 자질을 향상시켜 더 역량 있는 사역자로 만들 것입니다.

셋째, 군목후보생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우리 후배들이 어렵게 군목후보생으로 선발되었지만 임관할 때까지 방치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교회운영, 설교에 대한 경험이 없어 군목이 되었을 때 평가절하되는 안타까운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합동군목회를 통해 유기적인 후보생 관리체계가 유지된다면 군선교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예방할 수 있고 유능한 군목을 배출하는데 큰 역할을 감당할 것입니다. 

다음 세대가 복음화 되어야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습니다. 그래서 군선교는 우리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 거룩한 사역에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는 선후배 목사님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6월 1일 합동군목회 창립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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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자랑스런 합동 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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