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0(금)
 
  • 학교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분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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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너월의 귀하고 귀한 수많은 이름들 

지난 10월 10일 사당동 총신대학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故 명신홍 박사의 도서기증 50주년을 기념해 종합관 3층에 있는 도서관을 “명신홍기념도서관”으로 명명(命名)하는 행사였다.

 

명신홍 박사는 누구인가? 1904년 4월 14일 평안남도 김제면 원장리 노동에서 태어나 1936년 3월 평양신학교를 졸업 후 1939년 5월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신학석사 학위 취득을 시작으로 칼빈신학교 신학석사, 비블리컬신학교 신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48년부터 1971년까지 총회신학교 교수를 하며 1953년 38대 총회장을 역임하고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총회신학교 교장(현 총장직)을 감당하다 1975년 10월 14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탁월한 실력으로 신학교와 총회를 위해 많은 일을 감당했으며 특히 총신대학 구 본관 신축 모금을 위해 직장암 수술 후 배변주머니를 찬 채 미국을 방문할 때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으며 체류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추운 신학교 건물에 머물렀다. 그러면서 원서를 포함 수천권의 장서를 모았다가 모두 총신대학에 기증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50년만에 “명신홍기념도서관”으로 명명한 것이다.

 

“역사를 잊어버린 개인과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나는 총신을 대학, 신대원, 목회전문대학원 등으로 15년간이나 다니고 도서관에도 자주 갔었지만 명신홍 박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 행사 취재를 통해 참으로 대단한 분이시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다. 명신홍 박사를 추모하는 글에 그의 사위 이은태 장로는 “총신대가 계속되느냐, 없어지느냐하는 위기의 순간을 수없이 겪으셨으며, 그 힘겨운 고군분투의 나날 인공항문을 다신 채로 총신을 위해 불꽃처럼 사셨다”고 적었다. 차녀 명돈신 권사도 “아버지는 신학교를 위해 낸 몸이니 죽으라면 죽으리라는 비장한 각오로 학교 건축 모금을 위해 미국을 다녀오셨다”고 적었다.

 

자신의 생명을 다해 총신을 세운 분을 후배들이 알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며 이제라도 그분의 고귀한 헌신을 기념하기 위해 그분의 이름으로 도서관을 명명한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라고 본다. 이미 종합관에는 “백남조기념홀”, “주기철목사기념관”등으로 이름이 명명된 장소가 있다. 이제 세 번째로 “명신홍기념도서관”이 명명된 것이다. 이것은 그 개인을 높이고자하는 것이 아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수고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우리도 그 뒤를 따라야한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명신홍기념도서관" 현판제막식 후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 시간에 명신홍 박사의 후손들은 총신의 발전을 위해 3천만원의 거금을 박성규 총장에게 전달했다. 참으로 대를 이은 헌신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어 오정호 총회장이 목회하는 새로남교회에서 10억을 전달했을 때 명신홍 박사의 사위 이은태 장로는 “약소하게 전달해서 송구하다”는 말을 했는데 박성규 총장은 “개인과 가정이 하기에 3천만원은 너무나 큰 거금”이라며 거듭 감사했다.

 

이어 도너월 리뉴얼 제막식이 있었다. 이때 새로남교회가 이날과 이전에 기부한 총 15억의 액수가 도너월에 새롭게 기록되었고, 명신홍 박사 후손이 드린 3천만원도 미리 기록되어 있었다. 행사 후 도너월에 기록된 많은 교회와 개인들의 이름을 찬찬히 보면서 귀한 헌신에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됐다.

 

최근 총신대학, 신대원, 군목 출신인 이국진 목사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총신 도너월 문제를 다뤘다. 일부 학생들이 도너월에 이름과 액수를 기재하는 것은 비성경적인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이 질문을 다루는 가운데 본인이 미국에서 오랜 기간 유학할 때 교회나 신학교의 여러 비품과 건물에 기증자와 헌신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미국 교인들은 이에 대해 아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렇게 헌신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헌신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교회도 이미 발전기금을 전달해 도너월에 이름이 올라 있지만 더 많이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도너월의 목적은 기증자를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다. 수고한 분들을 학교가 잊지 않고 기억하며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선한 일에 동참할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이날 명신홍 박사가 수많은 장서를 학교를 위해 기증한 것을 학교가 늦게나마 그에 대한 감사로 도서관에 이름을 넣어 감사하고 이에 후손들이 또 다시 학교를 위해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학교는 이에 도너월에 그 이름을 새겨 기념하고 감사하는 아름다운 선순환이 일어난 것이다.

 

곧 작은 발전기금을 낼 계획인 나에게 한 총신 선배가 “너도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다. “형님도 도너월을 쳐다보고 묵상하다보면 나같은 마음이 생길겁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 1’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고 말했다. 총신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종합관 1층 로비 우측에 있는 도너월에 멈춰 거기에 적혀 있는 명단들을 자세히 보고, 오래 바라보기 바란다. 그러면 어느땐가 불쑥 저들과 같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내가 바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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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또 다시 마주한 총신 도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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