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 우리나라 공교육은 국영수에 몰입해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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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 여성 작가가 샌프란시스코 근처에서 자살한다. 그 여성은 미국 국적의 중국인 2세 아이리스 장이다. 그녀는 1967년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어린 시절부터 들었던 일본인들이 난징 대학살에 대한 기록물 『The Rape of Nanking』(역서,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난징 대학살, 그 야만적 신실의 기록)을 1997년에 써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일본 우익세력으로부터 협박과 위협에 정신적 압박감이 상당해 치료를 받았고 이를 이겨내지 못해 남편과 아이를 두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어떤 책을 읽다가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은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난징에 진입하며 난징 주변과 시내로 도망친 중국군 잔당을 수색한다는 명분으로 6주 동안 중국군 포로들과 난징 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을 다룬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중일관계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사건 중 하나로 학살의 정확한 규모는 불명확하지만, 전후 일부 유골 매립지를 근거로 든 연구결과가 수만명 단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볼 때 최소 수만 명 이상이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극동국제재판 판결에 따르면 최소가 12만명이며 최대 추정숫자는 약 35만명 정도이다. 일본군들은 무력한 패잔병들과 양민들을 무참하게 살육하고 강간했다. 그들은 포로들을 먹일 것이 없다는 핑계로 다 도륙했다. 또한 중국인들은 돼지와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하고 거침없이 칼로 베고 생매장하거나 불에 산채로 태워 죽였다. 그리고 여자는 어린아이나 노인을 불문하고 보는 족족 대낮에도 강간하거나 윤간하고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때 당시 그곳에 있었던 선량한 외국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더 많은 살육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전후 일본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일은 날조요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외면하고 있다.

 

오랫동안 학교를 다녔지만 난징대학살에 대해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 아니면 잊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일본 군국주의의 실체를 보았다. 그리고 왜 중국이 일본에 대해 적대적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자신들에게 저지른 악행을 반성하거나 배상하지 않는데 어떻게 우호관계를 맺을 수 있겠는가? 같은 전범 국가이면서 여전히 이스라엘에게 반성하는 독일과 너무나 다른 행보이다. 그래서 일본은 비록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지만 국민성이나 도덕성면에서는 결코 선진국이라 할 수 없는 국가이다.

 

최근 일본이 원전 사고 발생 12년 만에 후쿠시마 발전소에서 처리한 방사성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중국은 일본산 어류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반면 대한민국은 대통령부터 나서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너나 없이 바닷물을 마시고 회를 먹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다 일본에게 말할 수 없는 피해를 당했다. 우리는 36년간 지배를 당했다. 정신대로 끌려가고 전쟁터로 끌려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 그런데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게 저자세로 나가는 것이 과연 자주 국가인가를 의심케하며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일본은 아시아 여러 국가를 번영으로 이끌기 위해 침략 전쟁을 벌였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금도 하고 있다. 하긴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도 일본 때문에 근대화가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문이 막힌다.

 

자신의 목숨과 바꾼 한 작가의 유작을 읽으며 인간이 도대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으며, 전쟁의 광기가 인간 속에 있는 악마의 근성을 어떻게 드러내는 가를 보게 된다. 그리고 반성없이 여전히 그때의 과거를 그리워하며 군비증강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일본과 이를 방조하는 미국 그리고 그 장단에 춤추는 현 정부를 보며 암담함을 느낀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하며, 역사를 무시하는 사람은 역사의 희생물이 되기 싶다”는 책에 있는 경고가 요즘 일본과의 관계를 볼 때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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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잊어버린 과거는 영원히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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