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 멀리가는 좋은 꽃 향기처럼 긴 여운을 남기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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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訃告를 들었다. 안양샘병원 박상은 원장이 지난 11월 5일 베트남 다낭에서 소천했다. 그 전 주일인 10월 29일, 박상은 원장의 큰형되는 박재천 목사의 저서 출간 감사예배를 취재가서 박 원장을 처음 뵈었다. 온화하고 유머있게 순서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후 일주일만에 소천 소식을 접한 것이다. 고인은 큰형님의 행사 후 샘병원 팀과 베트남 의료선교 일정 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으며, 이후 응급의료팀이 CPR 등을 시도했지만 소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 의하면, 박상은 원장은 1958년 생으로,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고신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 미국 세인트루이스 의대 생명윤리센터 교환연구원, 미국 미주리주립대 신장내과 교환교수 등을 거쳐 2001년 안양샘병원에 부임했다. 진료부원장, 병원장, 대표원장 등을 거쳐 현재 미션원장에 이르기까지 병원 성장을 이끈 것과 더불어 외국인 근로자 등 소외 이웃을 위한 진료봉사 등 의료적 취약 계층을 돕는 일에도 힘써왔다. 이는 과거 고신대 복음병원 근무 당시 평생을 가난한 환자들을 보살폈던 고 성산 장기려 박사 밑에서 수련을 받으며 영향을 받은 데 따른 것으로, 그는 이후 장 박사의 뜻을 기리는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설립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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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에서 진행된 장례식 

아직 할 일이 많으신데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나처럼 우연히 한번 본 사이인데도 이렇게 만감이 교차한데 가족들과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요즘은 취재 가서 동영상을 찍어 기사에 덧붙이는데 이때도 다행히 행사 동영상을 찍어뒀다. 이것이 아마도 온 형제자매들이 함께 한 마지막 시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날 그 행사를 취재한 기자는 나밖에 없었다. 단톡 등에 광고를 했지만 초청된 나만 왔기 때문이다.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간 기자로서 기사를 작성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는데 이것이 그 가족들에게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하니 기자의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어떤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정리하는 기자의 사명을 잘 감당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날 짧은 시간 만났지만 때이른 사별로 인해 긴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인생의 덧없음과 이것을 극복케 하는 천국의 소망을 생각하며 순간의 만남과 인연을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천국에서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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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유골함을 들고 있는 원목 김성은 목사

 

다음의 글은 박상은 원장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샘병원 원목 김성은 목사가 자신의 페북에 올린 애도의 글들이다.

 

박상은 미션원장님의 갑작스런 죽음을 애도하며...①

어제 오후 2시30분 베트남 다낭에서 온 급한 전갈. 박상은 미션원장의 부고. 이 무슨 일인가?!! 병원 공식 단기 선교사역팀. 주일 예배 후 오후 예배까지 3시간 정도 시간이 있어서 현지 선교사들과 우리 팀 전체가 바다에 갔다가 원장님만 너울성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연락 받음(바다가 얕고 물결이 잔잔했는데, 원장님만 급하게 깊은데로 빨려들어갔다고, 손쓸 경황이 없었다고...).

2005년 선교사 시절. 환자와 의사로 첫 만남. 그후 건강이 더 안 좋아져서 사역의 변경이 필요 할 때 내가 샘병원에서 치료 받으며 사역할 수 있도록 결정적 역할. 그렇게 만난 시간이 어언 19년. 이번 다낭 단기팀에 나도 함께 하기를 원장님이 원하셨으나 나는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하고 단기팀 출발할 때에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하며 나눈 악수. 그 악수가 마지막 인사가 되었다. 긴급한 샘병원 대책회의를 통해 그 동안 누구보다 선교에 헌신적이셨고 병원의 결의에 따른 공식적 단기 선교사역 중 사고를 당하셨으니 '순교'로, '순교자'로....오늘부터 한 주간 동안 샘병원은 특별 애도의 주간으로.

사모님과 둘째 딸 형제 대표 목사님과 행정부원장님이 06시10분 비행기로 다낭으로 출발. 오늘 12시 30분. 샘누리홀에서 "샘병원공동체, 순교자 박상은미션원장 애도 모임(예배)"을 갖고 다낭 현지와 연락하며, 관계 기관 및 단체와 소통하며 장례식을 진행하기로 함. 어제 2시 30분 비보를 들었을 때 슬픈 마음으로 기도할 때에 이사야 61장 1-6절 말씀을 묵상함. 삼가 조의를 표하며 주님의 위로와 평강을 소망합니다.

 

박상은 미션원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②

어제 오후 5시경 베트남 현지에서 입관 및 천국환송(발인) 예배를 드리고 곧바로 화장 시작.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마지막에 주어진 황금색 작은 관 하나. 슬픔에 잠긴 사모님과 둘째 딸 그리고 소수의 조문객. 그렇게 많은 관계 속에서 열정적으로 일하신 생전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참 초라한 모습이지만 그러나 최선을 다해 사신 그 열매는 앞으로 한국과 아프리카와 세계에서 일어나리라 믿습니다. 요한복음 12장 23-25절의 한 알의 밀알에 관한 말씀처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인자의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 ㅃ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

 

오늘 인민위원회의 사망확인서가 발급되면 유해를 한국으로 ....그 이후 한국에서의 장례식이 진행됩니다. 예상대로 수요일에 도착하면, 곧바로 8일(수)~10일(금)에 안양샘병원 장례식장에서 샘병원장으로 장례 예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박상은 미션원장을 애도하며 ③

확정된 장례 일정

지금은 04시 40분. 베트남에서 유해로 돌아오는 원장님과 가족들을 영접하기 위해 병원장님과 G샘병원의 최목사님과 공항으로 가는 길.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현실 속에 무거운 마음이지만

원장님이 생전에 늘 외치시던 "전생의 비전"-전인치유, 생명사랑, 의료선교- 을 마음에 새겨 본다. 우리가 다 이해 할 수 없는 사건과 아픔과 슬픔을 통해서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창조주를 바라보며...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박상은 장로께서 소천 하셨기에 아래와 같이 부고를 전해 드립니다.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고 박상은미션원장 애도 ④

어제 새벽 유해가 한국에 도착하여 어제 오후 3시부터 장례식이 시작되었다. 어제 저녁 출석하시는 교회 주관으로 임종 후 첫 공식 예배가 드려졌고 오늘 12시30분에 샘병원 직원들이 참석하는 문상예배가 드려진다. 내일 점심 같은 시간에 고인의 형제들로 구성된 '영파선교회'가 주관하는 예배 그리고 토요일 아침 6시30분 발인예배까지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사람이, 산 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유가족과 함께 있어 주고 함께 울어 주고 때로는 조용히 기다려 주고 다만 하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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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 박재천 목사의 행사에서 사회 보던 고 박상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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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 특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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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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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짧은 인연,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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