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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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주 수요일 구리시 수택동에 있는 우리교회 원로목사님 사모님이 경영하는 제일사랑어르신복지센터에 예배 인도하러 간지도 5년째다.

 

어르신들직원들까지 족히 70-80명은 드리는 것 같다.

처음에는 어르신들 앞에서 예배 인도하는 것이 부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편하고 좋다.

어르신들 부흥회 인도해도 잘 하지 싶다.

 

매주 말씀을 사모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설교가 끝나면 어르신들은 뜨겁게 박수까지 쳐 주신다.

우리교회서 받지 못한 박수를 그곳에서는 받는다.

예배 후에는 기도해 달라고 아들뻘인 나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권사님들도 여럿 계시다.

코로나가 아니면 우리교회 출석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식사시간에는 선생님들이 정성껏 점심밥을 맛있게 챙겨주신다.

약속이 있어 밥 먹지 않고 가면 어르신들이 왜 밥도 먹지 않고 가냐고 서운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웬만하면 꼭 밥을 먹고 나오는 편이다.

식사 후에는 항상 커피타임을 가지면서

도란도란 말씀을 나눠주시는 원장님이신 원로목사님 사모님.

집에서 과일을 준비해 와 대접하는 직원이자 우리교인인 임 집사님 등 모두가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다.

그래서 제일사랑어르신복지센터’ 가는 날이 기쁘고 행복하다.

  

#2.

어르신 중에는 나에게 사탕을 주시는 두 분이 계신다.

두 분 다 아흔을 훌쩍 넘기셨다.

한 분은 구리 딸기원 어느 교회 목사님 어머님이다.

어르신이 주시는 사탕은 호박엿 사탕이다.

연세가 있어서 사탕을 쥐어주시는 손이 차갑고 떨린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정은 뜨겁고 견고하다.

또 한분은 돌다리교회 권사님이다.

권사님이 주시는 사탕은 누룽지사탕이다.

권사님은 예배가 끝나면 나를 빤히 보시다가

눈이 마주치면 주먹 쥔 오른손을 살포시 내민다.

그 손 안에는 항상 누룽지사탕이 들어있다.

개수는 4알이다.

어르신이 쥘 수 있는 맥시멈이 4알이다.

가끔은 3알도 주신다.

딱 한번은 5알을 주셨다.

그 날은 유난히 혈색이 좋아보였고,

찬송소리도 우렁찼던 날이었다.

권사님은 그날 컨디션이 최고였다.

난 어르신이 쥔 사탕 개수를 보면서

그분의 건강을 체크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사탕 4알이면 건강이 그럭저럭 하시고,

3알이면 약하신 날이고,

5알이면 정말로 좋으신 날이다.

  

#3.

지난 주 수요일에는 권사님이 보이지 않았다.

직원분이지금 많이 약해지셔서

식사도 거의 드시지 못한다고 귀띔해 주었다.

그러면서 전날 있었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권사님이 전날 센터에 오셨다.

그러나 식사를 거의 드시지 못하자 선생님 중 한 분이 어르신드시지 않으면 천국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어르신은 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권사님은 평소 입버릇처럼 나에게 말했다.

목사님나 빨리 천국가고 싶습니다.

빨리 천국 가도록 기도 해 주세요.”

그리고는 종종 예배 때 불렀던

찬송을 혼자 부르시곤 했다.

권사님은 육신이 약해질수록

더 천국을 사모하시는 것 같다.

권사님이 주신 누룽지사탕은

내 책상 한쪽에 수북이 쌓여있다.

사탕 한 알을 까서 입에 물었다.

맛은 있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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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4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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