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 김성은 목사(안양 샘병원 원목, 총신 목회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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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 장례식장에서 연락이 왔다. ㅇㅇ호실 상주(부인)가 꼭 나에게 장례식을 부탁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고인의 부인이 '10여년 전에 목사님이 주례를 해 주셨는데, 장례식까지 해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급차가 집 근처 병원에서 다른 장례식장으로 운구했지만, 다시 우리 병원 장례식장으로 왔다고...깜짝 놀라서 직원에게 고인의 이름을 확인했다. 김ㅇㅇ.
아~~~다시 물었다. "사인이 뭐에요?" 직원이 하는 말, "결혼 후 아들 하나 낳고 외국계 회사 다니며 잘 살았는데, 어제 밤에 집에서 갑자기 죽었다"는 것이다. 오늘 오후 4시 입관예배. 내일 아침 6시 발인예배. 주례예배와 장례예배를 10년만에...참 얄굳다.
인생이란 뭘까? 사는게 뭘까? 소위 말하는, 잘 사는 것은 뭘까? 별 생각을 다하게 된다. 병원에서 사역을 하다보니 그런건가? 아님 나의 삶이 별난건가? 환갑이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 참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많은 장례 중에서 마음에 남아 있는 장례는, 태중에서 사산된 아이의 장례. 2살된 아이의 장례. 오히려 엄마와 아빠를 위로하던 11살 소년. 그토록 살기를 원했던 22살, 26살, 27살 ...코에 발병한 암의 통증으로 인해 괴로움 중에도 요한계시록 21장을 묵상하던 32살 자매. 이 땅에 두고가야 할 11살 아들 걱정에 암의 무서운 고통을 끝까지 참으며 아들을 향해 웃던 39살 엄마. 그 외에도 마음에 남은 수많은 분들. 후에 천국에서 만날 사람들... 아무튼지 결혼 주례에 이어 10년만에 장례 집례를 하면서 오늘이라는 삶의 소중함을 알고 지금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늘 마지막, 곧 죽음을 기억하는 삶(Memento mori)을 살아야 함을 다시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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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그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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