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 「참목회를 위하여」, 림형석 지음, 국민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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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교단과 대부분의 교단은 목사 정년제를 실시하고 있다. 준비 된 은퇴는 여유가 있으나 그렇지 못한 은퇴는 비참하다. 최근 은퇴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는 책이 있어 책 내용을 발췌해 본다. 

「참목회를 위하여」 저자 림형석 목사는 통합측 총회장을 역임했으며 평촌교회에서 19년을 목회하고 2022년 은퇴한다. 그는 자신의 목회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담은 책을 쓰며 마지막 장에는 목사 은퇴 문제를 다룬다. 


필자는 금년(2022년) 말로 은퇴한다. 그래서 2021년에 은퇴예우를 결정했다. 감사하게도 당회와 성도들이 후한 결정을 내려주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여러 청년들에게 담임목사나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는 것이 마음 아팠다. 사실 취업도 잘하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담임목사에게 상당한 은퇴예우를 하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요즘 한국교회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성도들이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생활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거기에다 지금은 은퇴하며 교회에서 받은 돈에서 상당한 세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은퇴 후에는 교회 사택에서 나와야 하는데 아파트 값이 너무나 올랐다. 그래서 은퇴 준비를 미리 해놓지 않으면 은퇴하면서 큰 고통을 겪을 수 있고, 교회적으로도 덕이 되지 않게 된다.

어느 교회에서 목사님의 은퇴문제로 공동의회를 했다. 그 목사님은 그 교회에서 30년 넘게 비교적 안정적인 목회를 했다. 그런데 시무장로를 포함한 몇 사람이 냉정한 발언을 했고, 그 목사님은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 원로목사로 추대는 되었으나 그 과정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목사님은 며칠 후 목욕탕에 갔다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그 목사님의 장례식은 참으로 쓸쓸한 장례식이 되고 말았다. 과거에 목사님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목회를 했다. "목사는 생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는 말은 교회가 책임져 줄 것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였다. 예전에 목사님들은 그렇게 생각했고, 은퇴 후 생활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와 환경이 달라졌기에 미리 은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은퇴와 관련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한다.


첫째, 은퇴 준비는 미리 할수록 좋다. 은퇴 준비 가운데 집 문제가 가장 크고 중요하다. 평생 교회 사택에 살다가 은퇴하면 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목회를 시작하며 사택에 사는 것보다는 여러 방안을 마련해 자가(自家)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교회는 담임목사에게 사택을 마련해 주는 것보다는 자가를 얻도록 은행 융자를 대신 받아주어서, 교회와 담임목사가 장기간 적정한 비율로 함께 갚아나가면 어떨까? 사택이 목사 명의로 되어 있으면, 세금이 많이 절약되고 목사의 노후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둘째, 은퇴에 대해 미리 당회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대개의 목회자들은 자신의 은퇴 이후의 예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누군가가 대신 말을 시작하면 좋지만 은퇴목사의 예우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은퇴 시기는 다가오지만 준비는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목회자와 장로님들이 미리 의논할 필요가 있다. 장로님 중에 재정에 대해 잘 아는 두 세 명이 연구를 해서 당회에 안을 내놓으면 좋을 것이다. 요즘은 총회 은퇴연금을 들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엔 다른 은퇴 연금을 드는 등 각종 보험에 가입하는 교회들도 있다. 어쨌든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촌교회의 경우 '비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1억 원씩 5년간 적립을 했다. 그리고 한 개의 사택을 정리해 은퇴기금을 마련했다.

 

셋째, 이제는 목회자가 직접 은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은퇴연금은 적어도 25년 이상이 쌓여야 복리이자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언젠가 부목사들에게 지금부터 장기적금을 하나씩 들어놓으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매달 붓는 액수는 작아도 좋으니 일단 시작을 하고 나중에 담임목회를 할 때, 여유 있으면 더 부으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대로 실행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는 의문이다. 아직 40대 초반이기에 은퇴가 멀리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잠깐이다. 그리고 은퇴 이후의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우리 세대만 해도 목사가 생활에 신경 쓰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 목사도 청약저축을 들어놓아야 하고,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나중에 교회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은퇴는 목회의 마무리다. 마무리가 좋으면 다 좋게 여겨진다. 비행기 운행에서는 이륙과 착륙이 가장 중요한데, 은퇴는 착륙과도 같다. 부드럽게 착륙을 해야 한다. 그 동안 성도들과 쌓은 신뢰가 은퇴 예우문제로 무너지게 된다면 목회자에게도, 교회에도 고통이 된다. 목사는 성도들과 아름답게 헤어져야한다. 그들이 그리워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교회도 평생 목회하고 은퇴하는 목사님이 노후에 생활고로 시달리지 않도록 잘 준비해 드리는 것이 좋다. 그것이 '하나님의 종'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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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미리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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