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 “원로목사는 후임목사의 시어머니가 아니며, 본인의 목회가 끝났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교회를 목회하던 목사가 70세 정년이 되면 원로목사가 되거나 은퇴목사가 된다. 합동교단 헌법은 원로목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동일(同一)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시무한 목사가 연로(年老)하여 노회에 시무 사면을 제출하려 할 때에 본 교회에서 명예적 관계를 보존하고자 하면 공동 의회를 소집하고 생활비를 작정하여 원로 목사로 투표하여 과반수로 결정한 후 노회에 청원하면 노회의 결정으로 원로 목사의 명예직을 준다. 단, 정년이 지나면 노회의 언권만 있다.” 원로목사가 되는 조건이 있고 부연 설명이 길다. 무엇보다 생활비가 지출되기 때문이다. 반면 은퇴목사에 대해서는 “목사가 연로하여 시무를 사면한 목사로 한다.” 한 줄로 설명이 끝난다. 은퇴목사에게는 이후 예우가 없기 때문이다.

 

원로목사 제도는 결국 두 가지 이유로 생겼다.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목회하고 은퇴하는 목사에게 명예를 주고, 은퇴 이후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그래서 어떤 교회는 원로목사를 두지 않기 위해 65세 정년을 내규로 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65세 정년에 원로가 되지 않을 연령의 목사를 담임으로 내정한다. 혹은 65세 정년 내규 없이 70세 정년이 되도 원로가 되지 못할 50대에서 담임을 내정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첫째, 원로목사의 교회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원로목사로 인해 어려움을 당한 교회들 중에는 두 번 다시 원로목사를 둘 생각을 하지 않는다. 둘째, 은퇴 이후의 생활비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합동 교단의 70% 교회가 미자립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로목사를 모신다는 것은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다. 그래서 요즘 50대 이상의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반면 원로목사를 모시는 것에 부담이 없는 교회는 후임 목사를 청빙하거나 새로운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 통상 40대를 선호한다. 그러므로 기독신문의 청빙광고에서 연령제한을 보면 교회가 어떤 형편인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원로(元老)는 무슨 뜻인가? “元 으뜸 원, 老 늙을 로”로서 “오래 그 일에 종사하여 공로가 있는 연로자”이다. 그래서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목회한 목사에게 원로목사라는 칭호를 주어 “명예적 관계를 보존하고자”하는 것이다. 결국 원로목사는 명예이다. 그런데 은퇴목사와 달리 원로목사가 교회 일에 관여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은퇴목사는 20년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은퇴와 더불어 주보에서 사라지고 교회에서도 사라진다. 그러나 원로는 원로라는 이유로 죽을 때까지 주보에 이름이 기재되며 본 교회를 계속해서 출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후임 목사의 목회를 보고 듣게 되며 결국 간섭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로인해 후임목사가 소신껏 목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하다. 원로목사가 시어머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임으로 나가기를 준비하는 목사들 중에는 원로목사가 없는 교회로 가고 싶다고 하는 경우도 왕왕있다.

 

원로목사는 교회의 시어머니인가? 그래서는 안된다. 원로목사는 목회에서 은퇴한 자이다. 은퇴했으면 더 이상 교회 일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원로목사는 자신이 목회에서 은퇴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후 목회는 후임목사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 거기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보기에 좋지 못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고 옥한흠 목사는 65세에 사랑의교회를 조기은퇴하면서 오정현 목사를 후임으로 “독단” 결정했다. 그리고 옥 목사는 자신이 원로목사 신분이지만 뒷방 늙은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전교역자 수련회에서 발언했다. 이것을 듣고 참으로 경악했다. 결국 자신이 수렴청정(垂簾聽政)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려면 왜 조기은퇴를 했는가? 70세 정년까지 본인이 원하는 목회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원로목사는 은퇴자이다. 그러므로 이제 목회 일선에서 물러나야한다. 후임목사가 조언을 구하면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목회나 교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 원로목사가 교회 일에 말하기 시작하면 후임목사의 리더십이 세워질 수 있겠는가? 원로목사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는 교회들이 있다. 오죽하면 교회들이 원로목사를 두지 않을려고 하겠는가? 내규로, 50대 목회자 청빙으로, 또는 원로목사 추대 공동의회 부결로, 심지어는 원로목사 예우 철회 등등으로.

 

원로목사의 취지는 한 교회를 20년 이상 목회한 것에 대한 명예, 그리고 은퇴 이후 생활비 지원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은퇴자로서 더 이상 교회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보고 안듣기 위해 시무하던 교회를 떠나 타교회를 다니든지, 은퇴자들이 모여 예배하는 은목교회를 다니든지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원로목사가 됐든 은퇴목사가 됐든 자신의 목회가 끝났다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한다. 아울러 이제 교회와 교인들이 원로목사 제도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인들의 마음도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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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원로목사 제도, 이대로 좋은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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